듣기에도 생소한 이름 푸프 (pouf). 푸프는 쉽게 말해 팔걸이가 없는 두꺼운 쿠션 의자입니다. 프랑스어로는 쿵, 꽝, 털썩 등 떨어지거나 터지는 소리를 나타내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감탄사로도 쓰입니다. 한국어로는 ‘쳇’ 정도가 될까요? 등받이나 받침 나무가 없는 서양 의자를 총칭하는 ‘스툴(stool)’이 좀 더 딱딱한 의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푸프와 스툴을 따로 구분하지 않기도 합니다. 스툴보다 좀 더 푹신하고 아늑한, 즉 쿠션 같은 의자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푸프는 위에 앉을 수도 있고 발을 올려 놓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 거실 소파나 테이블 옆에 두는데, 이동이 간편해 다른 장소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18세기 프랑스에서는 여성들의 (쿠션처럼) 부풀린 헤어 스타일을 ‘푸프’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푸프는 부풀리고 과장된 헤어 스타일과 스타일링 보조용품을 뜻하는 말로, 1775년 프랑스 루이 16세 왕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남편인 루이 16세의 대관식에 이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당시 젊은 프랑스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푸프는 원형 및 사각 등의 디자인과 가죽, 니트, 린넨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어 거실의 필수적인 데코레이션 아이템이 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대바늘로 직접 손으로 짠 듯한 니트 푸프로 노출 봉제선과 굵은 뜨기 등이 특징입니다. 분주하거나 반대로 쓸쓸한 날, 푸프에 털썩 앉아보세요. 아늑하고 편안해집니다. 친구나 가족들이 모였을 때도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기 보다 푸프에 걸터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 훨씬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될 거에요. 가볍고 포근한 니트 푸프로 겨울을 나세요~.

1 푸프와 스툴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노 사각 스툴. 침대나 소파 옆 사이드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Aelfie Oudghi가 케냐를 여행하면서 발견한 격자무늬를 모티브로 하여 그래픽 패턴으로 디자인한 푸프입니다. 블랙 스트라이프에 태양을 연상시키는 옐로가 매칭된 정육면체 모양입니다.

3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당대의 저명한 헤어 드레서 Léonard Autié가 만든 푸프를 착용하고 있습니다(그림 속 오른 쪽 어깨 위).